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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불황의 두 얼굴] 내쫓는 집주인과 버티는 세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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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불황의 두 얼굴] 내쫓는 집주인과 버티는 세입자

#사례1=음료 운송업에 종사했던 한인 최(50, 퀸즈 플러싱)모씨는 지난해 10월 실직한 뒤 거의 5개월째 렌트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장 가족들과 함께 거리에 내몰릴 위기에 처한 최 씨는 집주인에게 새 직장을 찾을 때까지만 사정을 봐달라고 매달려봤지만, 집 주인은 이미 지난달 퇴거 소송에 들어간 상태다. 최씨는 “현재 백방으로 직업을 찾고 있는데 경기침체 때문인지 저를 뽑아주는 데가 없다”며 “지난 2년 동안 렌트를 단 한 번도 늦지 않고 꼬박꼬박 냈는데 이렇게 내쫓는 집주인이 야속하기만 할 뿐”이라며 넋두리를 했다.

#사례2=퀸즈 베이사이드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김모(60)씨는 최근 한 세입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입자가 렌트를 1년째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미 세입자를 상대로 퇴거 통보를 한 상태지만 세입자가 각종이유를 들어 퇴거를 거부하고 있어 지금은 법적 절차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경기불황으로 어렵다고 해서 2개월 정도 사정을 봐준 것이 이렇게 힘들게 할 줄 몰랐다”며 “이사비와 두달치 렌트를 준다고 해도 나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어 골치”라고 말했다.

경기침제 여파로 수개월씩 렌트를 내지 못하는 한인들이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쫓아내려는 집주인과 버티려는 세입자간 분쟁이 끊이질 않고 발생하고 있다. 상당수 세입자들이 ‘당장 식구들과 길거리에서 생활할 순 없는 거 아니냐. 직장을 구할 때까지 좀 더 여유를 달라’며 하소연하고 있는 데 대해 일부 집주인들은 ‘세입자들의 딱한 사정은 알겠지만, 모기지 페이먼트가 밀려 신용불량자가 될 판’이라며 오히려 항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세입자와 집주인들간에는 욕설과 고성이 오가고 심지어 물리적인 충돌까지 발생하다 결국엔 퇴거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한인 변호사들에 따르면 최근들어 한인 세입자와 집주인간 퇴거소송이 봇물을 이루면서 이와 관련된 케이스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버티려는 세입자와 쫓으려는 집주인간 싸움이 발생하면서 경찰까지 출동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도현 변호사는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25%가량 퇴거관련 의뢰가 증가했다”며 “이같은 추세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세입자들이 렌트를 못내 퇴거 소송에 휘말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퀸즈와 롱아일랜드 낫소카운티 등 일부지역에선 퇴거소송 증가에 따른 인력부족으로 소송 처리가 늦어지기까지 할 정도로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세입자와 집주인들간의 렌트 분쟁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합의가 가능하다”며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서 대화로 사건을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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